사랑에 대한 고찰을 나타낸 영화라고 보기보다는 사실 분노와 용서 그리고 내려놓음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 중년의 사랑을 베이스에 깔고 있지만 순수한 사랑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복잡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 바로 오 루시!입니다.
간략 줄거리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는 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의 세츠코(테라지마 시노부). 직장 내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저 서툴기에 주위에 아무런 친구도 연인도 없는 그녀는 항상 외로움에 빠져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그나마 유일하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은 조카 미카(쿠츠나 시오리)입니다. 세츠코와 대비되는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미카는 이모인 세츠코에게 자신이 다니고 있는 영어학원의 수강증을 양도하게 되고, 세츠코는 귀찮지만 돈을 주고 양도를 받은 것 이기에 수업에 어쩔 수 없이 영어수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노래방을 개조해서 만든듯한 허름한 영어학원 처음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세츠코였지만 매력적인 영어강사인 존(조시 하트넷)을 만나 그의 찐한 포옹을 받는 순간 갑작스레 사랑의 감정을 느껴버립니다.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삶의 생기를 찾은 세츠코였지만 다음 수업에 존이 고향인 미국으로 떠났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게 되고, 더욱이 조카인 미카와 함께 떠났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지만.... 성인이 된 후로 연락조차 잘 주고받지 않았던 언니(미나미 카호)와 함께 명목상으로는 미카를 찾는 하지만 자신에게 사랑으로 찾아온 존을 만나러 일본에서 먼 미국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되는 세츠코. 과연 세츠코의 여행길은 순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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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에서 장편으로
사실 오 루시! 는 단편영화로 시작되었습니다. 마치 판소리 복서처럼요. 2012년 제작되어 아시아 단편영화제 대상, 칸영화제, 선댄스영화제, SXSW 등에 초청되어 25개 상을 거머쥔 이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편으로 다시 제작된다는 소식에 많은 영화팬들이 기대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테라지마 시노부, 조시 하트넷, , 쿠츠나 시오리, 미나미 카호, 야쿠쇼 코지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한꺼번에 캐스팅되었다는 사실에도 굉장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중년의 사랑? NO!
사실상 서툰 사랑이라고 볼 수 있는 세츠코의 사랑입니다. 자신을 꾸미기에 여념 없는 청춘의 때를 지나 삶에 익숙해져 시들해진 세츠코의 마음에 뜨거운 불을 놓아준 영어강사 존.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이라서 그런지 세츠코의 행동은 마치 처음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같은 순순함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서툴고 뜨거운 마음을 표현하는 세츠코를 보면 사랑에 서툴고 인간관계에 서툴던 나의 예전을 아니 지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랑에는 나이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오 루시에서는 잘 표현합니다. 사랑은 노인도 어린아이로 변신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잘 나타냈죠. 물론 그 마음 자체만 순수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사회생활에서 사람을 많이 겪어본 세츠코의 행동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행동들과는 다른 결을 보입니다. 이성은 남아있지만 사랑의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여 모든 이성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동원하는 듯한 장면들 상황들이 때론 서툰 사랑으로 때론 중년의 위험한 사랑으로 때론 외로움에 사무친 사랑으로 보입니다.
웃픈 세츠코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보면 로맨틱 코미디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낚인 사람 중 한 사람 이기도 합니다. 하나 코미디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세츠코가 처음으로 영어학원에 가서 우스꽝스러운 강습을 받는 과정에서 "풉" 할 정도의 웃음을 내뿜게 됩니다. 물론 코미디적인 요소는 이 장면 외에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는 과정과 결국 존과의 만남을 이루는 광경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장면까지 모두 슬픕니다. 애써 밝은 면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있는 그댈 의 현실적인 장면이 이어지기에 세츠코가 품은 사랑이 잘못되었음을 그리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향하게 됨을 명확하게 보여주기에 더욱 슬퍼집니다. 이윽고 세츠코가 품은 감정이 꼭 사랑만은 아녔음을 넌지시 보여줍니다. 자신과 언니 사이에 일어났었던 일들로 인해서 더욱 이 사랑에 집착하는 것 일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슬픈 이야기이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떨쳐내는 법
집착하는 것.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의 형태 중 하나입니다. 언니와 형부와의 사이에서 (언니가 결혼하기 전) 벌어졌던 일종의 관계들 그리고 사건들이 아직 풀어지지 않은 세츠코였기에 그녀의 집도 사람들과의 관계들도 정돈되어 있지 않은 모습들을 보였다는 것이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으로 세츠코의 모든 행동과 존에게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사랑을 표현했던 것이 이해되죠. 케케묵은 것들을 벗어던지는 것이 다른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이영화에서 세츠코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과거를 떨쳐낸 후에 개운함을 우리에게 선사해 줍니다.
사랑의 형태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한 사랑의 형태를 잘 표현해낸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2 / 5.0 점 아깝지 않은 평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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